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LFP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 공급 문제와 중국 의존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이슈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배터리 공급망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LFP 양극재 의존 문제와 해결책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LG엔솔의 미국 LFP 배터리 생산 계획과 당면 과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미시간 홀랜드 공장의 ESS 생산설비 투자를 위한 2조319억원 규모 채무보증을 진행했습니다. 올 상반기 중 가동 준비를 마치고, 하반기부터 ESS용 LFP 배터리 생산을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LFP 양극재 공급망 확보입니다. 현재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 중 LFP 양극재를 양산하는 곳은 없으며, 빨라야 2026년 하반기부터 국내 업체들의 양산이 시작될 전망입니다. 엘앤에프가 2026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에코프로비엠은 2025년 2분기에 샘플 공급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LG엔솔은 중국 양극재 업체인 상주리원(商洲利元)으로부터 LFP 양극재를 공급받기로 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2월 상주리원과 LFP 배터리용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5년간 16만톤을 공급받기로 했습니다. 이후 12월에는 2028년까지 공급 물량을 16만톤에서 26만톤으로 확대했습니다.

LFP 양극재 공급망: 중국 상주리원과의 협력 관계
LFP 양극재 시장은 중국 기업들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글로벌 LFP 양극재 시장 점유율 87% 이상을 중국 기업들이 차지했으며, 최근에는 중국 점유율이 90%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전해집니다.
상주리원은 중국 로팔테크 산하 기업으로, LG에너지솔루션에 LFP 양극재를 공급하게 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CATL(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 Co. Limited)과의 관계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중국 배터리 산업 생태계에서 CATL의 영향력은 상당히 크며, 많은 소재 기업들이 직간접적으로 CATL과 연관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중국에서 배터리 밸류체인 중에 소재 양극제 기업 중에 CATL과 관련없는 기업이 있을까요? 다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CATL 관련 없는 기업이 별로 의미가 없다라는 겁니다."
상주리원은 중국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공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 연산 3만톤의 LFP 양극재 공장을 건설했고, 올해 총 12만톤으로 증설할 계획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주리원의 인도네시아 법인 지분 20%를 인수했으며, 이는 미국 IRA 규정 적용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미국 IRA와 FEOC 규정의 영향과 대응 전략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해외우려집단(FEOC, Foreign Entity of Concern)에서 조달한 소재를 사용하면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은 대부분 FEOC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FEOC로 간주되지 않기 위해서는 중국 기업의 지분이 25% 미만이어야 하며,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생산된 소재여야 합니다. "IRA FEOC 적용을 벗어나려면 중국 지분이 25% 이하로 구성이 돼야 됩니다. 근데 이게 지금 LG 지분이 20%, 나머지 80% 어떻게 되는지를 모르겠어요."
상주리원의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된 LFP 양극재의 경우, 인도네시아는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규정을 충족하기 어렵습니다. "IRA FEOC 적용을 벗어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이 배터리는 ESS용인데 현재 ESS용은 적용을 받지 않는다라고 지금 돼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ESS용 배터리가 IRA 보조금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LG엔솔이 중국산 양극재를 사용해도 당장의 문제는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양극제 리튬가격이 너무 높으니까 결론적으로 보조금이 없는 거다라고 봅니다."
LG화학의 모로코 LFP 양극재 공장 계획과 현황
LG화학은 중국 화유그룹(Huayou)과 손잡고 모로코에 LFP 양극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2023년 9월 22일, LG화학은 중국 화유그룹과 양극재 공급망에 대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이 협약에 따라 LG화학과 화유그룹 산하 유산(Youshan)은 2026년 양산을 목표로 모로코에 연산 5만톤 규모의 LFP 양극재 합작공장을 건설할 예정입니다. 5만톤 규모는 약 350km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약 50만대(배터리 용량 50kWh 기준)에 필요한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모로코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이며, LFP 양극재의 핵심 원재료인 인광석 매장량이 전 세계 1위입니다. 인광석 매장량이 약 500억 톤으로 전 세계 매장량의 73%에 해당합니다. 이곳에서 생산한 양극재는 미국 IRA 보조금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LG화학의 모로코 공장도 26년 일정이었는데 그게 지금 어떻게 되는지 좀 딜레이 된 것으로 이제 언급이 돼 있고 어떻게 되는지 헷갈리는 상황입니다." 모로코 공장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있어 당장 LG엔솔의 LFP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양극재를 공급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또한, "모로코는 LFP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인 인광석이 풍부한 지역으로 주목받았지만, 이마저도 중국 기업들의 투자 텃밭이 됐습니다." 궈쉬안, CNGR, BTR, 톈츠 등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모로코에 LFP 배터리를 비롯해 양극재, 음극재 등 소재 공장 건설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ESS용 LFP 배터리 시장 전망과 수주 상황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시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를 중심으로 대형 프로젝트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테라젠과 최대 8GWh 규모, 엑셀시오 에너지 캐피탈과 7.5GWh 규모의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러한 수주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LG엔솔은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LFP 배터리 생산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LG엔솔 입장에서는 수주받은 게 있거든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미국에서 생산을 해야 되는 상황입니다. 지금 보니까 나중에 국산 LG화학의 모로코 버전이라든지 아니면 한국의 엘앤에프 버전이 들어올 수도 있기 때문에 그 배터리 공장은 지금 비어 있고 풀로 돌려야 되니까 이런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ESS 시장은 전기차보다도 큰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안전성이 높고 수명이 길어 ESS용으로 적합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가격 경쟁력도 높아 ESS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말부터 중국 난징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으며, 북미로 생산 기반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는 글로벌 ESS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LFP 양극재 기술 발전과 세대별 특성
LFP 양극재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LFP 양극재는 세대별로 발전해왔으며, 현재 4세대까지 개발되어 있습니다. 각 세대별로 에너지 밀도와 성능이 향상되고 있습니다.
"1세대와 4세대 사이에는 용량 차이가 꽤 나죠. 양극제 밀도, 이게 얼마나 이걸 그니까 양극재에 리튬을 더 잡아넣을 수 있는 리튬 양입니다. 그렇게 양극재를 만드는 거라는 거예요. 밀도를 높이는 겁니다."
압축 밀도를 높이는 방식도 있지만, "아무리 눌러도 한계가 있는 거고요. 실제 차세대로 넘어가려고 하면 새로운 물질이 더 들어가야 됩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LFP에 망간을 더해 용량과 출력을 개선한 LMFP(리튬망간인산철) 양극재 등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LG화학도 이러한 기술 발전 추세에 맞춰 "LFP에 망간을 더해 용량과 출력을 높인 LMFP 양극재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양극재 생산 혁신: LG화학의 전구체 프리 양극재 기술
최근 LG화학은 전구체 없이 양극재를 양산하는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2025년 3월 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 참가한 LG화학은 '전구체 프리(LPF, LG Precursor Free) 양극재'를 공개했습니다.
LPF 양극재는 전구체를 따로 만들지 않고 맞춤 설계된 메탈에서 바로 소성해 양극재를 만드는 방식입니다. 전구체는 양극재 원가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 기술을 통해 배터리 가격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LG화학의 이 기술은 전구체 생산을 위한 설비 투자도 필요하지 않아 배터리 생산 전반에 대한 효율도 끌어올릴 수 있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와 탄소 배출도 저감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LG화학은 올해 상반기 LPF 양극재 양산을 시작하고 향후 신제품에도 LPF 기술을 확대·적용한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2029년까지는 LPF 양극재 기술을 삼원계 NCM 배터리(미드니켈, 하이니켈 등) 제조에만 적용할 예정입니다.
향후 전망: 양극재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노력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은 LFP 양극재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극재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국내 양극재 기업들의 LFP 제품 양산이 2026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지만, 단기적으로 대체 공급망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LG엔솔은 상주리원의 인도네시아 법인 지분 20%를 인수하는 등 공급망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LG화학은 모로코에 LFP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LFP에 망간을 더해 용량과 출력을 개선한 LMFP 양극재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은 중국 의존도를 크게 낮추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28년까지 상주리원의 양극재를 쓰게 된 것이다. 이런 계약들이 완벽한 바인딩 계약이 아닙니다. 근데 이제 그 어느 정도는 써 줘야 돼요. 80% 자란지 뭐 60% 이지지 뭐 이런 구체적인 것들이 있을 수 있고요. 아니면 좀 더 시간을 더 끌 수도 있는 거고."
LG 배터리 산업의 장기적 투자 계획
LG그룹은 배터리 산업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2021년 10월 발표에 따르면, LG는 2030년까지 국내에 15.1조원을 투자해 대한민국을 글로벌 배터리 기술과 인재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 스마트 팩토리 구현을 위한 생산기술 확보 및 생산라인 증설 등에 12.4조원을 투자하고, LG화학은 배터리 관련 첨단 소재 기술 개발 및 양극재 생산능력 확대에 2.7조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특히 LG화학은 '배터리 R&D 및 생산기술 삼각 허브'를 구축해 오창, 대전, 수도권을 중심으로 차세대 배터리 개발과 생산기술을 선도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LFP 배터리 시장의 전망과 과제
LG에너지솔루션은 ESS용 LFP 배터리 생산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중국산 양극재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장기적으로는 LG화학의 모로코 공장이나 국내 양극재 기업들의 양산이 시작되면 공급망을 다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LFP 배터리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할 전망이며, 특히 ESS 시장에서는 LFP 배터리의 안전성과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장점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은 LFP 배터리와 양극재 분야에서도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강화하여 중국 기업들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LMFP와 같은 차세대 양극재 기술과 전구체 프리 양극재 같은 혁신적인 생산 방식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LG엔솔의 미국 LFP 배터리 생산은 비록 중국산 양극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양극재 공급망 다변화와 기술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양극재 기업들의 기술 개발과 생산 능력 확대, 그리고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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