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5일부터 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인터배터리 2025'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배터리 산업 전시회로 기록되었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총 646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그중에서도 세계 2위 배터리 기업이자 전기차 업계 1위인 중국 BYD의 첫 참가가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36㎡ 규모의 소규모 부스에서 시작한 BYD의 도전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 한국 시장 진출의 본격적인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배터리 강자의 도전장
30년 기술력으로 무장한 BYD의 첫 발걸음
BYD는 이번 인터배터리에서 자사의 핵심 기술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라인업을 대거 공개했습니다. 특히 원통형 46120 LFP 배터리를 실제 크기로 전시하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이 제품은 기존 삼원계 배터리 대비 열 안전성과 내구성이 우수하며, 특히 전기 오토바이와 소형 모빌리티에 최적화된 설계로 소개되었습니다. BYD 관계자는 "과충전과 열폭주를 방지하는 독자적 기술을 적용해 안전성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1985년 배터리 제조사로 출발한 BYD는 30년 이상의 기술 축적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50억 개 이상의 배터리를 출하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소프트팩, 스틸셸, 원통형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선보이며 다각화된 기술 역량을 과시했습니다. 특히 한국 시장에 처음으로 공개된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는 기존 1세대 대비 에너지 밀도를 15% 이상 향상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격 경쟁력 vs 기술 혁신
LFP 배터리가 가져온 시장 판도 변화
BYD가 전시한 LFP 배터리는 니켈과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아 제조 단가를 기존 대비 20% 이상 절감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는 국내 3사(SK온,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가 주력하는 삼원계 배터리와의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LFP 배터리의 평균 에너지 밀도가 160Wh/kg 수준으로 삼원계(250Wh/kg)에 비해 낮지만, 탄소중립 정책 확대로 ESS와 중저가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2025년 1월 기준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BYD의 점유율은 17.2%로 2위를 기록했으며, 1위인 CATL(32%)과의 격차도 점차 좁혀지고 있습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LFP 배터리의 전체 시장 비중은 2023년 38%에서 2025년 45%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BYD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유럽과 아시아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현지화 전략의 교두보
KGM과의 협업으로 본 한국 시장 접근법
이번 전시회에서 주목할 점은 BYD 배터리가 국내 완성차 업체에 본격 적용된다는 사실입니다. KGM은 신형 무쏘 EV에 BYD의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토레스 EVX와 코란도 EV에도 동일한 배터리가 사용될 예정입니다. KGM 관계자는 "LFP 배터리의 우수한 내구성과 경제성이 국내 소비자 니즈에 부합한다"며 협업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BYD의 한국 법인은 2024년 말 서울 강남구에 설립되었으며, 현재 50여 명의 현지 직원을 고용해 판매 및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 중입니다. 특히 전기버스와 1톤 트럭 등 상용차 분야에서 먼저 입지를 다진 뒤 2025년 1월 소형 SUV 아토3을 출시하며 승용차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한국형 충전 표준을 지원하고, 10년 또는 20만 km 배터리 보증 정책을 도입해 소비자 신뢰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기술 유출 논란과 산업 보안
스마트카 시대의 새로운 위협 요소
BYD의 급속한 진출에 따라 기술 유출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 연구기관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산 전기차에 적용된 자율주행 시스템의 70% 이상이 실시간 위치 정보를 중국 서버로 전송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차량에 내장된 수백 개의 센서가 수집하는 도로 정보와 운전 패턴 데이터가 국가적 차원의 보안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는 '스마트모빌리티 데이터 보호법' 입법안이 발의되었으며, 정부는 2026년부터 외산 전기차에 대해 보안 인증 절차를 의무화할 계획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모든 수입차에 대해 소프트웨어 검증과 데이터 라우팅 검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래 전장의 서막
2026년 부스 확장 예고와 시장 영향력 전망
인터배터리 참가 첫해 소규모 부스로 시작한 BYD는 2026년 행사에서 전시 공간을 3배 이상 확장할 계획을 암시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물량 공세를 넘어 국내 배터리 업계에 기술적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해석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BYD가 2027년까지 국내에 배터리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라는 정보가 있다"며 "이번 전시회가 현지 파트너 발굴을 위한 실사 단계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배터리 3사는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초고성능 배터리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4680 원통형 배터리의 양산을 6개월 앞당겼으며, 삼성SDI는 고용량 실리콘 음극재 상용화에 성공했습니다. SK온은 2025년 말까지 전고체 배터리 프로토타입 출시를 목표로 연구 개발 투자를 2조 원으로 증액했습니다.
새로운 경쟁 구도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전략적 대응 방향
BYD의 공세 속에서 국내 업체들은 기술 협력과 표준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CATL과 합작해 유럽에 LFP 배터리 전용 공장을 건설 중이며, SK온은 2026년까지 미국 텍사스 공장의 생산 능력을 100GWh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삼성SDI는 현대차와 공동으로 개발한 미드니켈 배터리를 2025년 3분기 양산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2025년 2차전지 R&D 예산을 1조 2,000억 원으로 증액하고, 소재-부품-장비 기업 간 협력 생태계 조성에 3,000억 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5나노급 양극재 분말 국산화 프로젝트를 가속화해 핵심 소재의 해외 의존도를 현재 45%에서 2027년 25%까지 낮출 방침입니다.
소비자 선택의 기로
가성비와 안전성 사이에서 찾은 균형점
국내 소비자들은 BYD 배터리 장착 차량에 대해 호기심과 우려를 동시에 나타내고 있습니다. 2025년 3월 기준 아토3의 예약량이 1,500대를 돌파하며 가격 대비 성능 측면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은 반면, 일부 소비자 단체에서는 "15년간의 배터리 성능 보증이 실제로 지켜질지 의문"이라며 철저한 사후 관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BYD의 진출이 국내 시장에 건강한 경쟁을 유도해 제품 다양성과 기술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며 "동시에 정부의 감시 체계 강화로 기술 유출과 불공정 경쟁을 방지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번 인터배터리를 계기로 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재편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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