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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EV) 시장 동향 및 분석

미국 관세 정책 변화와 LFP 배터리 시장 동향: K-배터리의 기회

by 혁신적인 로젠 2025. 4. 6.

미국 시장에서 LFP 배터리 관련 최근 변화와 이에 따른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기회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특히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로 인한 중국산 LFP 배터리의 가격 상승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한국 기업들의 새로운 기회, 그리고 빠르게 성장하는 ESS 시장 동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관세 정책 변화로 인한 LFP 배터리 시장 재편

미국은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관세를 꾸준히 높여오고 있습니다. 기존에 7.5%였던 비(非)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대중국 관세를 2026년부터 25%로 인상할 예정이며,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10% 관세와 일반 관세 3.4%가 더해지면 최대 38.4%까지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중국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던 미국 ESS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진투자증권의 한병화 연구원에 따르면, 모든 관세를 적용할 때 미국 수입업체 입장에서 중국 LFP 배터리 셀 가격은 기존 킬로와트시(kWh)당 47.95달러에서 66달러로 오르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중국 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약화되어 미국 ESS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던 80%의 점유율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게 상당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태양광과 ESS 수요의 급증, 테슬라의 LFP 선호

태양광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태양광은 현재 가장 빠르게 설치되고 있는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여기에는 필수적으로 ESS가 필요합니다.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위해 ESS는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ESS 메가팩 사업에서 분기별로 약 10GWh의 LFP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거의 100% 중국산입니다. 그러나 관세가 오르면서 테슬라도 대응 방안을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K-배터리 기업들과 협력할 가능성도 있으며, 테슬라 자체적으로도 LFP 배터리 생산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LFP 전략과 미국 시장 공략

한국의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는 이러한 시장 변화에 맞춰 LFP 배터리 생산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말부터 중국 난징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를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유럽 폴란드 공장에서도 LFP 배터리를 생산 중입니다. 2025년 하반기부터는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할 예정으로, ESS용으로만 25GWh 이상의 LFP 배터리 수주를 확보한 상태입니다. 북미에서 환화큐셀, 테라젠, 엑셀시오에너지 등과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삼성SDI는 2026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LFP 배터리 셀을 적용한 ESS 제품인 'SBB(Samsung Battery Box) 2.0'을 개발하고 있으며, SK온도 2026년 LFP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SK온은 기존 ESS 사업부를 대표이사 직속으로 개편하고, 'ESS 솔루션 & 딜리버리실'을 새롭게 꾸려 ESS 사업에 더욱 집중하고 있습니다.


LFP 배터리의 특성과 시장 전망

LFP 배터리는 리튬, 인산, 철을 사용해 양극재를 구성한 배터리로, 니켈, 코발트, 망간을 사용하는 NCM 배터리와 달리 코발트나 니켈을 사용하지 않아 가격이 저렴하고 화재 안전성이 뛰어납니다. 다만 에너지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전기차 주행거리가 짧고 충전 시간이 긴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가격 경쟁력과 안전성 때문에 ESS 시장과 저가형 전기차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Verified Market Reports에 따르면 LFP 배터리 시장은 2023년에 541억 달러로 평가되었으며, 연평균 15.7%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되어 2030년까지 1473억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SNE리서치는 더 높은 성장률을 예측해 2022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33% 이상 성장하여 2027년에는 시장 규모가 1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양극재 공급망: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과제

LFP 배터리 생산 확대에 있어 가장 큰 과제는 양극재 공급망 확보입니다. 현재 글로벌 LFP 양극재 시장의 87% 이상을 중국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그 비중이 90%를 넘어섰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국내 양극재 기업들(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LG화학 등)은 파일럿 라인을 가동 중이지만, 본격적인 양산은 2026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2025년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LFP 배터리 생산에는 중국산 소재 사용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양극재 생산 업체 상주리원과 2023년 2월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2023년 12월에는 계약을 수정하여 2028년까지 공급 물량을 16만톤에서 26만톤으로 확대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중국 의존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지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IRA 규정에 따르면 해외우려단체(FEOC)에서 조달한 소재를 사용하면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다행히 현재 생산이 추진되는 LFP 배터리는 전기차가 아닌 ESS용이기 때문에 FEOC 규제가 적용되는 전기차 세액공제(30D) 조항과 무관하여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45X) 혜택은 받을 수 있을 전망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IRA 30D 조항 폐지 논의와 함께 45X로 FEOC 규제가 확장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불확실성이 남아있습니다.


미국 ESS 시장 현황과 성장 전망

미국 ESS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2023년 680억 달러(약 97조원)였던 미국 ESS 시장 규모는 2030년 2000억 달러(약 286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중국은 가격 경쟁력과 열 안전성이 우수한 LFP ESS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해왔습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10위권 내 중국 업체 6곳(CATL, BYD, CALB, EVE, 고션, 선와다)의 글로벌 합산 ESS 출하량은 216GWh로, 국내 3사(10GWh)를 압도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산 ESS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반사이익이 예상됩니다. 미국의 연간 태양광 설치 수요는 2030년 60GW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ESS 수요도 함께 증가할 전망입니다.


한국 ESS 시장 발주 시작과 배터리 3사의 경쟁

한국 내에서도 ESS 시장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한국 전력 거래소는 올해 말까지 6시간 가동 기준 3,240MWh 규모의 ESS를 구축할 계획으로, 이는 약 540MW 용량에 해당하며 금액으로는 약 1조원 규모입니다. 하반기에는 추가로 500MW 규모의 ESS 발주가 예정되어 있어 올해만 약 2조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한국 전력도 300-400MW 규모의 ESS 설치 계획을 가지고 있어 약 8,000억원의 추가 시장이 예상됩니다. 이를 합치면 2025년 한국 ESS 시장은 2조원에서 3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이런 시장 확대에 대응하여 ESS 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ESS용 LFP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으며, 삼성SDI도 전기차용 배터리 라인의 ESS용 전환을 통해 올해 ESS 생산능력을 지난해 대비 20% 이상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SK온도 최근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ESS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의 전환 가속화: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전 세계적으로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특히 이런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등에서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 전기차 판매 비중이 35%에 달하고 있으며, 기아자동차는 유럽 판매 비중 6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꺾였다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디젤차와 순수 내연기관차의 판매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시장이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로 재편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소형차 시장에서는 순수 전기차가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국의 저가형 소형 전기차들이 시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리사이클링의 중요성 증가와 미래 기술 경쟁

배터리 산업의 또 다른 중요한 변화는 리사이클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유럽에서는 리사이클링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으며, 이는 LFP 배터리와 NCM 배터리의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NCM 배터리는 리사이클링 가치가 높기 때문에, 리사이클링 가치까지 고려하면 LFP 배터리와 가격 차이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또한 기술 발전을 통해 고밀도 LFP 배터리가 개발되고 있으며, 나트륨이온 배터리도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탑머티리얼은 성일하이텍과 함께 재활용 LFP 양극재 원료 및 공급망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성일하이텍이 폐 LFP 전지를 수거해 양극재로부터 전구체와 탄산리튬을 회수하면, 탑머티리얼은 이를 공급받아 LFP 양극재를 대량 생산하는 방식으로 협력할 예정입니다. 탑머티리얼은 평택시 고덕 부지에 LFP 양산 시설을 구축 중이며, 이르면 2026년 상반기에 생산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결론: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기회와 과제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와 전 세계적인 ESS 시장 확대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게 큰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산 LFP 배터리에 대한 관세 인상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 ESS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LFP 양극재 공급망 확보와 가격 경쟁력 유지는 여전히 큰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리사이클링과 기술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ESS 시장은 앞으로 5-10년간 연간 20-30%의 성장이 예상되는 유망한 시장입니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의 움직임과 함께,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LG화학 등 소재 기업들의 LFP 양극재 개발 및 양산 상황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