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DNA 담은 저가 전기 픽업트럭, 슬레이트 오토의 모든 것
— 제프 베조스의 투자와 미국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도전

슬레이트 오토, 전기차 시장의 조용한 혁신자
2022년 설립된 슬레이트 오토(Slate Auto)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직접 투자한 전기차 스타트업으로, 미국 미시간을 기반으로 조용히 성장해왔습니다. 이 회사는 2023년 시리즈 A 투자에서 1억 1,100만 달러(약 1,500억 원) 이상을 유치했으며, 투자자 명단에는 베조스 가족 자산관리사 직원이 이사로 등재되어 있을 정도로 베조스와의 연관성이 깊습니다. 슬레이트 오토는 베조스가 투자한 제조 인큐베이터 ‘Re:Build Manufacturing’에서 분사한 기업으로, 이곳 역시 아마존 출신 임원들이 대거 포진해 있습니다.
전통 자동차 업계 인재 대거 영입, 200명 이상 고용
슬레이트 오토는 포드, GM, 스텔란티스, 할리 데이비슨 등 미국 전통 자동차 기업 출신 인재들을 대거 영입해 200~500명 규모의 조직을 빠르게 구축했습니다. 이 중에는 리비안, 피스커, 카누 등 신생 전기차 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경영진에는 크라이슬러 출신 CEO, 할리 데이비슨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회장, 오토바이 제조업체에서 10년 이상 재무를 담당한 CFO 등 업계 베테랑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LA 다저스 구단주 등 미국 부호 투자자 대거 참여
슬레이트 오토의 투자자에는 LA 다저스 대주주이자 구게하임 파트너스 CEO인 마크 월터, 리빌드 매뉴팩처링의 주요 투자자인 토마스 툴 등 미국 내 고액 자산가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슬레이트 오토가 개발 중인 전기 픽업트럭 콘셉트 모델을 캘리포니아 롱비치의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직접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저가 전기 픽업트럭, 2인승 2만 5,000달러 실현 목표
슬레이트 오토가 내놓을 첫 전기차는 2인승 싱글캡 전기 픽업트럭으로, 미국 시장 기준 2만 5,000달러(약 3400만 원)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전기 픽업트럭의 평균 가격이 5만~8만 달러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슬레이트 오토의 가격 전략은 업계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수준입니다. 실제로 포드 F-150 라이트닝은 5만 5,000달러, 리비안 R1T는 7만 3,000달러, 테슬라 사이버트럭은 6만 달러 이상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제조사 | 모델명 | 출시 시기 (년) | 가격 (USD) | 주요특징 |
FORD | F-150 Lightning | 2022 | 50,000 | Ford 대표 전기픽업트럭 |
Rivian | R1T | 2021 | 73,000 | 프리미엄 전기 픽업트럭 |
Tesla | Cybertruck | 2023 | 60,000 | 독특한 디자인, 고성능 |
Chevrolet | Silverado EV | 2023 | 74,800 | GM 픽업트럭 |
GMC | Sierra EV | 2024 | 79,000 | 고급인테리어, 첨단기술 |
GMC | Hummer EV pickup | 2022 | 96,000 | 성능, 오프로드 기능, 프리미엄 버전 |
디자인과 생산 전략, ‘포드 모델 T’와 ‘폭스바겐 비틀’ 벤치마킹
슬레이트 오토는 ‘포드 모델 T’와 ‘폭스바겐 비틀’처럼 대중의 첫 차가 될 수 있는 실용적이고 저렴한 차량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디자인은 군더더기 없는 직선적 스타일로, 포드 브롱코 스포츠와 리비안 R1T의 감성을 일부 차용했습니다. 외장 디자인 책임자 역시 리비안 출신으로, 실용성과 단순함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입니다.
생산은 인디애나폴리스 공장 유력, 2026년 양산 목표
슬레이트 오토는 인디애나폴리스 인근에 위치한 기존 공장을 인수하거나 신규 공장을 건설해 2026년 말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계획입니다. 최근 공개된 채용공고만 20여 개에 달하며, 생산, 서비스, 악세서리,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재를 모집 중입니다.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 ‘개인화’와 ‘애프터마켓’ 강화
슬레이트 오토는 저가 트럭의 낮은 마진을 보완하기 위해, 차량 외관을 단순화하는 대신 맞춤형 악세서리와 애프터마켓 제품군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실제로 “WE BUILT IT. YOU MAKE IT.”이라는 슬로건을 상표로 출원했으며, 이는 소비자가 차량을 구매한 후 필요에 따라 다양한 옵션과 업그레이드를 추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이는 할리 데이비슨, 스텔란티스 등 전통 제조사들이 보조사업에 의존해온 방식과 유사합니다.
배터리 및 부품, 외부 조달로 비용 절감
슬레이트 오토는 고전압 배터리팩, 전기 모터 등 핵심 부품을 자체 개발하지 않고, 외부에서 조달할 계획입니다. 배터리는 46시리즈 원통형 셀 기반의 LFP 또는 NCM 계열이 유력하며,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3사가 공급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기본형 모델은 1회 충전 시 약 100마일(160km) 내외의 주행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며, 상업용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시장을 우선 공략할 계획입니다. 향후 200마일 이상 주행 가능한 대용량 배터리 옵션도 추가될 전망입니다.
전기차 시장의 변화와 슬레이트 오토의 도전
2025년은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되는 해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이 2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중국은 이미 내연기관차 판매를 추월할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릅니다. 하지만 미국 시장은 여전히 가격, 충전 인프라, 배터리 공급망 등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슬레이트 오토는 이러한 시장 환경에서 ‘저가+실용성+개인화’라는 새로운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습니다.
테슬라와의 차별화, ‘처음부터 저가 시장 공략’
지난 10년간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테슬라의 전략을 모방해 고가 프리미엄 모델로 시장에 진입한 뒤, 점차 저가 대중차로 확장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하지만 테슬라 외에는 이 전략이 성공한 사례가 드뭅니다. 슬레이트 오토는 이와 반대로, 처음부터 2만 5,000달러 저가 트럭을 내세워 대량 판매와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습니다.
향후 전망과 한국 기업의 기회
슬레이트 오토가 성공적으로 저가 전기 픽업트럭을 양산할 경우, 미국 내 상업용 차량 시장은 물론, 아마존 물류 운송 차량의 대체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배터리와 부품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만큼, 한국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에게도 대규모 공급 기회가 열릴 전망입니다.
결론
슬레이트 오토는 아마존 DNA와 전통 자동차 업계의 노하우, 그리고 미국 부호들의 자본을 바탕으로, 전기차 시장의 ‘포드 모델 T’가 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2만 5,000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 실용적이고 단순한 디자인, 맞춤형 악세서리와 애프터마켓 전략, 그리고 외부 조달을 통한 비용 절감 등 기존 전기차 스타트업과는 차별화된 접근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26년 본격 양산이 시작되면, 미국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 배터리 기업과 부품사들도 이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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