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가격 합의 구간에서의 공방과 다음 레인지
리튬은 단기 급락·급등을 반복한 뒤 점진적 상승 흐름으로 전환한 상태입니다. 최근 주간 흐름 기준으로 10주선 지지 여부가 투자 심리의 분기점이 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톤당 10만 위안 전후 구간을 대형 수요처와 생산자의 이해가 맞닿는 실질 합의 구간으로 보고 있습니다. 2023~2024년 광산 증설의 후유증이 남아 있으나, 전기차·ESS 수요는 구조적으로 감소가 아닌 둔화에 그치고 있어 공급 조정이 이뤄질수록 변동성은 완만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리튬은 희소 금속의 이미지와 달리 매장량이 상대적으로 풍부하며, 기술·정책 요인에 의한 단기 수급 재편에 민감합니다. 가격이 20만 위안에 근접하면 포스코홀딩스 등 광물 밸류체인 투자 심리가 다시 가팔라질 수 있으나, 현 단계에서는 생산원가·장기 오프테이크 계약 가격대와의 균형을 우선 고려할 국면입니다. 가격의 방향성은 대형 팹의 원가 절감 요구와 정유·화학 계열 리사이클 물량의 유입 속도에 좌우될 전망입니다.
글로벌 점유율 변화: 중국 독주 둔화, 한국 3사의 엇갈림
CATL의 과점 체제는 유지되고 있으나, 점유율 상승세는 상반기 이후 정체 구간에 들어섰습니다. BYD는 완성차 일체화 효과로 출하가 확대되면서 상대적 견조함을 보였고, 비중립 시장에서도 설치량이 늘어난 것이 특징입니다. 한국 3사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수익성 회복의 신호를 보였고, ESS·원통형 라인믹스 개선이 기여했습니다.
삼성SDI는 전기차 부문에서 고객 포트폴리오의 성장 모멘텀이 약해지며 설치량이 역성장 구간에 들어섰습니다. 다만 소형전지와 고부가 ESS에서의 믹스 개선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SK온은 신규 수주 개시와 북미 라인 가동 정상화에 따라 저점 통과 신호를 만들고 있으며, 초기 1GWh급 수주가 누적되면 하반기 매출 가시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단위: GWh)
| 순위 | 그룹명 | 2024. 01~07 | 2025. 01~07 | Growth Rate | 2024 점유율 | 2025 점유율 |
| 1 | CATL | 165.2 | 221.4 | 34.0% | 37.8% | 37.5% |
| 2 | BYD | 68.9 | 105.0 | 52.4% | 15.8% | 17.8% |
| 3 | LG에너지솔루션 | 51.4 | 56.1 | 9.0% | 11.8% | 9.5% |
| 4 | CALB | 20.8 | 26.2 | 26.1% | 4.8% | 4.4% |
| 5 | SK on | 21.0 | 24.6 | 17.4% | 4.8% | 4.2% |
| 6 | Panasonic | 19.1 | 21.4 | 12.4% | 4.4% | 3.6% |
| 7 | Gotion | 11.8 | 21.1 | 78.0% | 2.7% | 3.6% |
| 8 | 삼성SDI | 19.7 | 17.7 | -10.6% | 4.5% | 3.0% |
| 9 | EVE | 9.3 | 17.4 | 87.8% | 2.1% | 2.9% |
| 10 | SVOLT | 7.9 | 15.6 | 97.1% | 1.8% | 2.6% |
| 기타 | 41.5 | 64.3 | 54.7% | 9.5% | 10.9% | |
| 합계 | 436.7 | 590.7 | 35.3% | 100.0% | 100.0% |

EV만 보던 시선에서 ESS까지: 수요 축의 확장
업계는 EV 중심의 판단에서 ESS·산업용 수요까지 폭을 넓히는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2025~2026년 사이에는 완성차의 생산 조절과 함께 전력 시장의 간헐성 대응 수요가 더해져, 셀·모듈 라인의 일부가 ESS 전용으로 리디자인되는 흐름이 나타날 전망입니다. 특히 북미의 피크저감·용량시장 참여 확대는 LFP 기반의 고안정성 ESS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SS는 안전성·수명·원가의 균형을 중시하기 때문에 LFP 채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소재·장비 기업의 포트폴리오도 EV 삼원계 중심에서 LFP·중저전압용 제품까지 다변화되는 중입니다.

화학계 변화: LFP의 확대와 여전한 NCM의 존재감
양극재 비중에서는 파란색(LFP) 채택이 빠르게 늘었지만, 전체 탑재량 기준으로 NCM·NCA와 합산하면 사실상 ‘반반’에 수렴하는 구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EV에서 LFP의 상승세는 둔화 조짐이 있으나, ESS에서는 여전히 대세 구도로 자리잡았습니다. 결과적으로 하이니켈(Ni 88% 이상), 하이망간(코발트 저감), LFP, 그리고 소듐이온까지 용도별 최적화 포트폴리오가 공존하는 멀티트랙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기업 전략은 고객별 제품 로드맵에 맞춰 각형·원형·파우치 간의 폼팩터 믹스를 조정하고, 소재 라인도 하이니켈과 LFP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재설정되고 있습니다. 이는 특정 화학계 쏠림이 초래하는 원가·수율 리스크를 낮추면서, 수요 변동에 대한 민첩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선택입니다.

46파이 원통형, 각형 전환과 함께 만드는 지각변동
2025~2026년을 기점으로 46파이 원통형(지름 46mm) 탑재 모델이 늘면서, 고출력·고밀도 셀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전망입니다. 완성차는 섀시·팩 설계를 46파이에 최적화하여 팩 에너지 밀도와 급가속 성능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전략을 택하고 있습니다. 각형에서는 탭리스·대형화 설계가 ESS·상용차에서 강점을 보일 것으로 보이며, 라미네이션 최적화와 열관리 통합 설계가 핵심입니다.
삼성SDI는 46파이의 양산 전개를 선도하며 프리미엄 EV·하이퍼포먼스 세그먼트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도 라인 준비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셀-모듈 일체 설계의 공정 단축과 생산성 향상(UPH 개선)이 수익성의 관건입니다.
건식전극: 공정 혁신이 만드는 비용곡선 재편
건식전극은 NMP 용매·건조 공정을 간소화하여 CAPEX·OPEX를 동시에 낮출 수 있는 게임체인저로 부상했습니다. 이론적으로 전극 밀도를 높이고 바인더 함량을 줄여 에너지 밀도까지 개선할 수 있으나, 고하중/두꺼운 전극에서의 균일성 확보, 대면적 롤투롤 공정의 결함 관리가 난제입니다. 테슬라가 선제적으로 내세웠지만 양산 최적화는 여전히 진행형이며, 한국 3사는 파일럿 라인과 장비 생태계를 결합해 ‘현실적 수율’로의 안착을 노리고 있습니다.
핵심 체크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슬러리→건식 전환 시 라인 TACT 단축 폭과 설비 전력소비 저감률
- 고하중 전극에서의 기공률 제어와 도전재 네트워크 안정성
- 장주기 사이클·고온 저장 안정성에서의 열화 모드 억제
소듐이온: LFP 대체가 아닌 보완, 2030년 이전 실전 투입 가속
소듐이온은 자원 접근성과 원가 측면에서 유리해 중저가 EV, 2·3륜, ESS 단주기 영역에서 빠르게 채택될 전망입니다. 현재 에너지 밀도는 LFP 대비 낮지만, 저온 성능·충방전 속도·원가 경쟁력에서 장점이 뚜렷합니다. 대량 생산 체제가 자리 잡히면 LFP 대비 가격우위가 부각될 가능성이 큽니다.
완성차·ESS 업체는 소듐이온을 LFP와 혼재 운용하며, 팩·BMS 레벨에서 최적화해 TCO를 낮추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기업들도 2030년 이전 상용화를 목표로 셀 구조·전해질 패키징을 개선 중이며, 흑연 대체 프러스드 카본 음극의 수율·비용 안정화가 관건입니다.
전고체: 상용화의 초입, 하이브리드 경로가 현실적
전고체는 안전성과 고에너지 밀도로 ‘종착지’에 가까운 기술로 평가되지만, 완전 고체화로 곧바로 전환되기보다는 하이브리드(겔·반고체) 경유가 유력합니다. 2027년 전후로 제한된 플랫폼에서 초기 상용화가 시작되고, 2030년대 초중반에 본격적인 침투가 예상됩니다. 황화물·산화물·고분자계의 각기 다른 장단점을 활용해 용도별 맞춤 구성이 확산될 것입니다.
핵심 과제는 대면적 균일 접합, 계면저항 저감, 제조 TACT 단축과 수율 안정화입니다. 완성차·셀업체·장비사가 삼위일체로 공정 레시피를 맞추는 기업만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기업 전략: 고객·폼팩터·화학계의 삼각 편성
- LG에너지솔루션: 2025년 2분기 흑자 전환을 기점으로 ESS·원통형 확대, 북미 현지화 심화, LFP-하이니켈 투트랙 강화.
- 삼성SDI: 46파이·프리미엄 포지셔닝, 소형전지 강점 유지, ESS 수익성 회복이 분수령.
- SK온: 북미 JV 안정화와 신규 수주 누적, ESS 라인 전환 병행으로 가동률 개선 추구.
- CATL·BYD: LFP·CTP/CTC·완성차 일체화로 원가우위 공고화, 비중립 시장에서도 파트너십 확대.
정책·가격·수요의 3박자: 2025~2026년 체크리스트
- 정책: 미국·유럽의 보조금·관세·현지조달 요건 변화가 수요지와 라인 배치에 직격탄입니다. 북미 ESS 시장은 역내 생산·관세 환경이 유리해지면서 LFP 중심의 신규 투자가 확대될 수 있습니다.
- 가격: 리튬은 합의 레인지에서의 박스권 변동성이 유력합니다. 20만 위안 돌파 시 광산·정제사의 증설 재개가 빨라질 수 있고, 10만 위안 하회 시 저수익 자원의 감산·리사이클 확대가 가속될 수 있습니다.
- 수요: EV는 ‘완만한 성장’, ESS는 ‘가파른 성장’이 베이스 시나리오입니다. EV 수요의 단기 변동은 크지만, 그리드 안정화·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ESS 수요는 장기 추세가 뚜렷합니다.
포스코홀딩스·원자재 체인: 가격 탄력성 점검 포인트
리튬 가격이 합의 구간 상단으로 갈수록 정광·염수 프로젝트의 NPV가 개선되고, 트리거 가격을 넘어설 경우 CAPEX 집행 속도가 빨라집니다. 반대로 가격이 정체되면 리사이클·정제 효율 개선이 수익성 방패가 됩니다. 원재료 체인은 가격 탄력성이 높기 때문에, 공급망 조달 계약(오프테이크) 조건과 헤지 전략이 주가·실적 변동을 완충합니다.
CATL·테슬라·폭스바겐: 협력과 견제의 공존
CATL은 가격·품질·납기의 3요소에서 여전히 최상위 경쟁력을 보유하나, 지정학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글로벌 OEM의 공급 다변화는 필수입니다. 테슬라는 제품별로 파트너를 조정하며 성능·원가 최적점을 노리고 있고, 폭스바겐은 북미 원자재·셀 생태계로의 직투를 통해 조달 안정성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동맹과 경쟁이 얽힌 다층적 협력 구도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투자·사업 실무를 위한 실행 요령
- 제품 포트폴리오: EV(NCM·하이니켈) + ESS(LFP) + 중저가(소듐)의 삼각 구도 설계
- 공정 혁신: 건식전극·고하중 극판·열관리 통합 설계로 팩 단가와 중량 동시 절감
- 리스크 관리: 리튬 가격 레인지 시나리오별 CAPEX/수율/가동률 민감도 분석 상시화
- 지역 전략: 북미·유럽 현지화를 통해 관세·물류 리스크 최소화, JV 구조 최적화
- 기술 로드맵: 46파이·각형 대형화·전고체 하이브리드의 단계적 스케줄링
결론: 다핵심 포트폴리오로 ‘멀티 사이클’을 타라
지금의 2차전지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EV·ESS·산업용이 동시 확장하는 멀티 사이클 초입에 있으며, 폼팩터와 화학계가 다핵심 구조로 재편되는 만큼 편승의 방식도 달라져야 합니다. 단일 축 베팅이 아닌, 수요처·폼팩터·화학계를 교차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기업과 투자만이 다음 5년의 과실을 온전히 가져갈 것입니다. 리튬은 합의 구간에서의 공방이 이어지겠지만, 가격의 재상승 가능성은 살아 있고, 기술·정책·공급망에서 ‘준비된 자’에게 기회는 계속해서 열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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