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가장 큰 관심사는 전기차 가격의 인하입니다. 전기차 가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배터리이기 때문에, 배터리 비용을 낮추는 것이 전기차 보급 확대의 중요한 열쇠입니다. 전기차 제조 원가의 약 40~50%는 배터리 비용으로, 양극재와 음극재 같은 핵심 소재들이 그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저렴하면서도 효율적인 배터리 개발은 필수적입니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삼원계(NCM) 배터리보다 약 20~30%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에 따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 모델에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테슬라는 모델Y 후륜구동(RWD) 모델에 LFP 배터리를 탑재하면서 7,000만 원대였던 차량 가격을 5,600만 원대로 낮추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처럼 LFP 배터리는 가격 인하를 위한 중요한 기술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LFP 배터리의 장점과 한계
LFP 배터리는 그 자체로 몇 가지 중요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NCM 배터리보다 안정성이 높아 발화 위험이 적다는 점입니다. 또한, 가격이 저렴해 대중형 전기차의 보급에 적합합니다. 둘째, 장수명 특성을 지니고 있어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등에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전기차 구매자들이 가장 크게 고려하는 요소 중 하나로, 배터리 주행거리가 짧아질 경우 전기차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문제점은 저온에서 성능이 크게 저하된다는 점입니다. 이는 겨울철 주행거리 감소로 이어져 실사용에서 불편을 줄 수 있습니다.
한국 배터리 3사의 LFP 배터리 대응 전략
한국의 대표적인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그동안 NCM 배터리에 집중해왔지만, 최근 LFP 배터리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이들 업체는 LFP 배터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한국 배터리 3사 중 가장 먼저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기업입니다. 2025년부터 르노에 전기차용 파우치 LFP 배터리 39GWh를 공급할 예정으로, 이는 전기차 약 59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물량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셀투팩(CTP) 기술을 통해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켜 LFP 배터리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습니다. CTP 기술은 배터리 셀을 모듈로 구성하지 않고 팩에 직접 탑재하여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기술로, 동일한 공간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습니다.
삼성SDI는 NMX와 LFP+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보급형 전기차 수요에 대응할 계획입니다. NMX 배터리는 기존 NCM 배터리에서 비싼 코발트를 줄이고 망간 비중을 높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제품입니다. LFP+ 배터리는 기존 LFP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10% 이상 향상시킨 기술로, 20분 안에 80% 충전이 가능한 급속 충전 기술까지 적용되었습니다. 삼성SDI는 이 기술을 통해 LFP 배터리의 단점인 주행거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SK온은 저온 성능을 개선한 ‘윈터 프로’ LFP 배터리를 개발하였습니다. 저온에서 주행거리가 급격히 감소하는 기존 LFP 배터리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에너지 밀도를 19% 높이고, 저온에서도 충전 용량을 16% 개선한 기술입니다. SK온은 2026년에 LFP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협의를 진행 중입니다.
LFP 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확장
LFP 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침투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2022년에는 약 37%였던 시장 점유율이 2023년 41%로 증가했고, 2026년에는 47%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중국의 CATL과 BYD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LFP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의 배터리 3사는 상대적으로 LFP 배터리 시장 진출이 늦었지만, 고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은 저렴한 생산 단가를 무기로 LFP 배터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은 기술력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발휘하려고 합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셀투팩 기술과 삼성SDI의 LFP+ 배터리, SK온의 윈터 프로 배터리는 이러한 경쟁 속에서 중요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전고체 배터리와의 연계
LFP 배터리가 주도하는 현재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미래에는 전고체 배터리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여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기술로, LFP 배터리의 한계를 뛰어넘는 성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현재 LFP 배터리가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전기차 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전고체 배터리와의 결합을 통해 주행거리와 성능 면에서 더욱 강력한 전기차가 등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맺음말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배터리 가격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며, LFP 배터리는 이에 대한 가장 적합한 솔루션 중 하나입니다. 한국의 배터리 3사는 기술력으로 LFP 배터리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으며, 가격 경쟁력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고자 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동시에 미래의 전고체 배터리와의 결합도 고려해야 할 부분으로, 앞으로의 전기차 시장에서 LFP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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